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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희망’ 치유효과 의학적으로 증명돼

믿음·기대라는 치료 성분 모르핀 같이 통증 완화해

“희망은 종양을 녹여 버리는 힘을 가졌다.”

미국 하버드 의대 암 전문의 제롬 그루프먼 박사는 지난해 국내에서도 출간된 ‘희망의 힘’이란 책에서 희망이 갖는 치유의 힘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가 말하는 희망의 치료 성분은 ‘믿음’과 ‘기대’. 이것이 뇌에서 엔돌핀과 엔케팔린이라는 물질을 분비시켜 모르핀과 비슷한 통증 완화 효과를 내고 질병 치유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같은 병세 암 환자의 치료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환자의 유전적 특성과 약물 감수성의 차이 탓이겠지만 환자들의 투병 태도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의학적 연구 결과다.

캐나다 토론토의 보건연구소 도널드 콜 박사가 캐나다 의학협회지(cmaj)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수술이나 의료 처치 후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하는 환자일수록 결과도 좋고 회복도 빠르다. 영국 에딘버러대에서 뇌졸중 환자 3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병세를 가장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환자 그룹은 가장 희망적인 태도를 보인 환자 그룹에 비해 5년 안에 사망할 가능성이 79%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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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세계적인 의학전문지 ‘랜싯’에는 심부전(心不全) 환자의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도 환자의 태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팀은 심부전 환자 7599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약효가 전혀 없는 ‘가짜 약’과 심부전 치료 약물을 복용하게 한 후, 38개월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자신에게 처방된 약물을 80%이상 복용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34% 낮았다. 놀랍게도 ‘가짜 약’을 복용한 환자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나을 수 있다는 믿음과 기대만으로도 병세는 호전된다는 의미다.

의사들의 태도도 환자의 병세에 영향을 미친다. 영국의학협회지에는 병세가 비슷한 정도의 기침이나 코막힘, 근육통이나 복통 등을 호소하는 200명의 환자들을 4그룹으로 나눠 의사의 태도에 따른 증상 호전 경과를 비교 분석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1그룹에게는 “곧 나을 겁니다”라며 약물 처방을 했고, 2그룹은 “약을 안 먹어도 곧 나을 겁니다”라고 했다. 3그룹에게는 “약이 효과가 있을 지 모르겠다”라고 했고, 4그룹에게는 “문제가 뭔지 확실치 않아 약 처방이 힘들다”고 했다.

2주 후 의사로부터 나을 것이란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1과 2그룹 환자에서는 100명 중 64명의 병세가 호전됐다. 반면 부정적인 답변을 들은 3과 4그룹은 100명 중 39명만 증세가 좋아졌다. 연구팀이 환자들에게 처방한 약물은 증상 개선과 무관한 비타민b1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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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에서는 ‘플라시보(placebo)’라고 부르는 ‘가짜 약 효과’가 있다. 밀가루로 만든 약이라도 이것으로 병이 나을 수 있다고 믿으면 증세가 좋아지는 효과를 말한다. 이런 현상은 과학적으로 입증돼 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환자에게 가짜 진통제를 주면서 진짜라고 말했더니 실제로 체내 엔돌핀 분비량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어렸을 적에 느꼈던 ‘엄마 손이 약손’이라는 것도 엄마가 내 병을 고쳐줄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에서 나오는 효과다.

반면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미국의학협회지에는 머리 양쪽에 낮은 전압의 전류를 흘려 보낸다고 말하고 실제로는 흘려보내지 않았을 때 3분의1~2분의1 가량이 나중에 두통을 호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그만큼 부작용이나 독성 등은 의구심을 가질 때 유발 또는 악화된다는 것이다.

직장암 환자면서도 의욕적으로 의사 생활을 하고 있는 영동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이희대(외과) 소장은 “환자들은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 백 번씩 하면서 ‘희망 갖기’를 연습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절망의 그림자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질병과 싸우는 힘인 면역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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